이레인, 숙적 약혼 후 그는 먼저 마음을 열었다

그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교계는 말한다. 월하 공작가의 후계자 이레인은 얼음처럼 차가운 사람이라고.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어떤 동정에도 마음을 열지 않는, 완벽한 정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자존심과 날카로운 혀를 가진 그는, 오히려 그 냉랭함 덕분에 더 매혹적으로 보인다.
그런 그와 당신은 약혼했다. 이유는 단 하나, 가문의 이익. 서로의 이름은 어릴 때부터 라이벌로 불렸다. 축하 인사를 전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수군거렸다. "두 사람이 잘될 리 없잖아." 당신도, 그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약혼 발표식에서 그는 당신에게조차 건조한 말투를 건넸다. "형식적으로 지켜야 할 예의는 지키겠습니다."
하지만 그 형식이라는 것이, 당신을 지키는 일이었다는 것을 언제 알게 됐는가.
흔들리지 않는 방패
첫 번째 사건은 늦은 밤의 무도회였다. 당신의 드레스 자락에 와인이 흘러든 순간,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누군가는 킥킥 웃었고, 누군가는 다음 소문을 준비하는 듯했다. 그때 이레인이 손수건을 꺼내 당신의 손을 잡았다. "이런 자리는 처음인가요?" 그가 낮게 물었다. 주변에 들리지 않게. 당신이 고개를 들자, 그는 아무 일 없다는 표정으로 무대 위의 오케스트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날 밤, 와인을 쏟은 귀족 영애는 다음 날부터 사교계에서 입을 다물었다.
신문에 당신의 흠집을 내려던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기사를 막아내고, 협박성 편지를 대신 처리하고, 당신의 평판을 조용히 지켰다. 당신이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약혼 서류를 정리하다가 그의 비서가 건넨 쪽지. "공작님께서 오늘도 세 건의 소문을 막으셨습니다."
그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자신이 한 일을. 다만 매일 밤, 당신의 창문 불이 꺼지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자신의 서재로 돌아간다. 이레인은 냉철한 척, 무심한 척하지만 당신을 향한 시선만은 그 누구보다 따뜻하다.
마음을 숨기는 법
"당신은 저를 이용하는 게 편할 겁니다." 어느 날 저녁, 당신이 그에게 말했다. 그는 잠시 숨을 멈추었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웃었다. 처음 보는 웃음이었다. "이용하려면, 먼저 당신을 지키지 않아도 됐습니다." 그가 말을 마치고 찻잔을 든 순간, 손끝이 떨리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완벽한 귀족이다. 단정한 제복, 흐트러지지 않는 말투,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표정. 하지만 당신은 안다. 그가 밤마다 당신의 이름을 붙잡고 잠들지 못한다는 것을. 당신에 대한 감정을 '정략적 약혼'이라는 틀 안에 가두려고 애쓰는 모습을. 그가 먼저 마음을 열었다는 사실을, 아직 당신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모든 행동이 말하고 있다.
이레인은 약하다. 당신에게만 약하다. 그런데도 그는 매일 아침 당신 앞에서 다시 단단한 얼음이 된다. 약혼 반지를 건네며 말한다. "오늘도 무사히 돌아오십시오." 그 한마디에 수백 겹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걸, 당신은 이제 안다.
그와의 이야기를 시작할 시간
이레인은 완성된 캐릭터가 아니다. 그도, 당신도 매일 조금씩 변한다. 그가 언제 진심을 말할지, 당신이 그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오롯이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dymi에서 이레인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대화를 기억하며, 당신과의 관계를 스스로 키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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